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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이야기

진정한 페미니즘이 실현되는 곳 : 간호계에서 승진하는 여자의 세가지 조건

by 쿠선생 2021. 12. 1.

블로그를 하다보니 포스팅을 자주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오는 것같다. 주저리주저리 썰을 풀다보면 돈 백원이라도 떨어지니 이 얼마나 좋은가! 오늘은 간호사로 일하면서 승진하는 여자들의 특징에 대해서 생각해 본 것을 썰로 풀어보고 싶다.

일단 전제는 기혼자야!

생각보다 미혼여성이 적다. '일과 결혼했어요. '라고 이야기하는 과장급 간호사는 보지 못한 것같다. 이건 남자도 마찬가지 이겠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그래도 결혼을 하고 애가 있어야 승진을 시켜줄 이유가 생긴다. 회사라는 큰 조직에서 개인이 빛날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된다. '내가 잘나서 이 회사가 잘나가는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회사에 오래있기 힘들다. 그래서 일을 아무리 잘한다 하더라도 조직에 있다보면 내가 미혼이라서 손해보는 경우가 종종생긴다. 그때 직장생활에 대한 회의감도 오고 돈도 모았겠다 퇴직금도 꽤 되고 결혼 할 생각 없고 어떻게든 먹고 살 수는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사직서를 내민다. 아닐수도 있지만 어쨌든 기혼자가 많고 아이 엄마들이 많다.

진정한 페미니즘의 세계

'생리는 너만하니?' 여자들끼리 있는 곳이기에 생리통이 있어서 일을 못하겠다? 있을 수 없고 교대근무가 이루어지는 직장에서 조퇴하겠다? 니 땜빵 누가 메꿔? 있을 수 없다. 임신한 여자도 예외는 없고 출산한지 얼마안된 여자도 가차없다. '나도 해봤어. 근데 그거 다 의지의 차이야.'라고 생각되는 곳이 바로 간호계이다. 물론 조퇴도 가능하고 출산휴가 육아휴직 낼수 있는 만큼 꽉꽉 채울 수도 있는데, 그렇게 일하다가는 이 직장생활에서 번듯한 커리어우먼이 될 수 없다. 막달까지 일하다가 애낳기 한달전에 휴가들어가고 애낳고 50일 쯤되면 밖에나가서 일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해져야 된다. 그렇게 출산 100일휴가 100일 못채우고 다시 출근 해야 이 바닥에서 출세할 수 있다. 아니 그렇게 해도 승진 못할 수도 있다. 그만큼 이세계에서 그런 일욕심 많은 여자들 속된말로 쌔고 쌨다.

그런 일욕심많은 여자가 날개를 달고 일할 수 있는 세가지 조건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다음과 같다.

1. 가난한 시댁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했다. 며느리가 밖에 나가서 일하는 것을 돈많은 시부모님은 탐탁지 않게 여긴다. 웬만하면 집에서 애를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물어본다. '애는 엄마가 키워야지.'라는 마인드로 며느리가 일하는 것을 싫어한다. 또 아들보다 잘나가는 며느리는 '아들 기를 죽인다.'고 생각해서 싫어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시댁에서 웬만큼 돈이 있으면 며느리는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일을 한다 하더라도 파트타임으로 나중에 애들 어린이집 가고 학교 갈때 잠깐 일하는 그정도의 일을 하기 원한다. 그래서 일하는 여자가 밖에서 날개를 활짝 펴고 일하기 위해서는 시댁이 가난해야 한다. 그래야 큰 제약 없이 일할 수 있다. 며느리 용돈에 시부모가 미소를 지을수록 자유도는 높아진다.

2. 헌신적인 친정엄마

요즘 할머니들은 옛날 할머니들과 달라서 손주를 잘 안보려 한다. 애들보기 힘들다고 안보려 하는 경향이 있는데, 출산휴가 100일을 끝마치고 업무 복귀를 하려면 친정엄마의 도움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친정엄마가 아닌 시어머니가 물론 봐줄 수도 있지만 좀 더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친정엄마가 봐줄 때, 여자는 더욱 열심히 일에 전념할 수 있다. 만약 친정엄마도 없고 시어머니도 없고 오로지 남편만을 바라보고 사는 여자는 사회생활하기 힘들다. 둘중에 하나는 애를 봐야하고 집안일을 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남편이 퇴근하고 집안일을 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남편에게 애를 맡기고 내가 나가서 일을 하는 것도 물론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그게 어디 쉬운일인가. 경력이 단절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그래서 고향을 떠나 타지생활 하는 여자는 승진하기 어렵다.

3. 잘나가는 남편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어느정도 밀어주고 끌어주고 하는게 진짜 중요했다. 남편이 승진하면 덩달아 승진하는 경우도 종종 봤다. 승진의 측면에 있어서는 남편이 가정적인 것보다 인맥이 많은 것이 더 도움이 된다. 어쨌든간 어느정도의 경지에 오르면 그때부터는 인맥대결이기 때문에 사회활동을 더 활발하게 하는 남편을 가진 여자가 승진경쟁에서 살아남는다.

역시 없는 얘기 쥐어짜는건 어려운 일이구나.

이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다른 건 없다. 아이 키우느라 바쁜 아내가 요즘에는 아이들 교육비 걱정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조금은 힘들 수도 있지만 공무원준비를 해서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 해보려고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나에게 집안일을 많이 요구한다. "집안 일이 쌓여있어서 공부를 할 수가 없어." 물론 내가 안하는 건 아닌데, 내가 밖에서 일을 하면서 동시에 집안일을 하기가 너무 힘들다. 세살배기, 네살배기 연년생 아기와 같이 육아를 하면서 집안일을 하는 것은 둘만으로는 버거운 일이었다. '아니 다른집 남편들은 아내를 그렇게 잘 도와주나?' 싶었는데, 맞벌이 하는 집 중에 시댁 혹은 친정도움없이 남편아내 둘이서 어떻게든 해나가려는 집은 진짜 보기 드물었고, 점차 직장내에서 입지가 좁아지기 마련이었다.

여보... 이런 말해서 미안한데, 우리 둘만으론 힘들어...

간호사 생활을 하며 수간호사들을 보고 또 아내를 보면서 느낀점을 한번 써봤다. 물론 꿋꿋하게 잘해내는 분들도 계시기야 하겠지만 애키우면서 직장생활을 한다는게, 동기부여는 잘 되지만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도움이 필요했고 내가 블로그를 하는 이유 또한 내가 집에서 블로그를 하면서 아내를 서포트해줄 수 있는 경지에 까지 올랐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는 것도 있다. 쉬고 싶다. 육아휴직 1년 딱 하고 그 동안에는 블로그 글 쓰면서 돈 벌고 아내가 직장 잡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댓글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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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가프로 2021.12.01 10:06 신고

    고마워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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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2021.12.01 10:41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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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들만의 세계에서.. 너무 서로를 잘 아니 발생하는 거로군요~~ 게다가 육아와 집 살림까지.. 힘들지 않은게 없네요~~
    선생님의 마음이 아내분에게도 닿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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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모씨 2021.12.01 11:07 신고

    간호사 워킹맘은 정말 힘들죠 ㅠㅠ 사무직보다 배는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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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돌돌 2021.12.01 11:12 신고

    오아...쿠선생님 글 항상 흥미롭게 잘 읽고가는..
    살벌하군요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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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01 13:06 신고

    ㅎㅎ 글이 술술 읽히네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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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쾅쾅쾅쾅 2021.12.01 13:17 신고

    힘내세여 ㅠㅠ 저도 가까운 사람이 간호사라 직접 겪어 봐야 알겠지만 약간은 그 힘듬을 느끼는것 같습니다.
    연차도 맘대로 못쓰고 그 마저도 다 못쓴다고 들었어여..그밖에도 많은 이야기를 들어서...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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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림 사랑 2021.12.01 16:45 신고

    뉴스에서 접하는 것을 보니까 마음아픈이야기인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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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쏭스쏭스 2021.12.01 16:55 신고

    미혼이라 불리한 상황들이 종종 있더라고요 진짜ㅜㅜ
    세가지 조건 간호사뿐만아니라 다른 직장에서도 마찬가지같아요ㅜㅜ
    아내분을 도와주고 싶으시다는 쿠선생님 마음이 넘 잘 느껴지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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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쭝이찌니 2021.12.01 18:10 신고

    아내분을 위해 이것저것 해주시는 쿠선생님 대단하십니다. 내년에 결혼예정이라 더 와닿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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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랭이 2021.12.01 19:04 신고

    둘만의 힘으론 버겁다는 말이 와닿네요ㅜㅜ 쿠선생님 블로그가 잘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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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페미니즘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그냥 남자랑 여자를 떠나서 사람은 누구나 존중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 혐오한다는 말 자체를 혐오합니다.
    왜 편을 갈라서 싸우려 들까요...
    그냥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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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민짱짱 2021.12.01 22:01 신고

    진정한 페미니즘이라...ㅎ
    이런 용어를 떠나서 서로 존중해주고 아껴주면 그게 페미니즘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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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_A_N_S 2021.12.01 22:23 신고

    남자가 더 잘 하면 남자가 하고 여자가 더 잘 하면 당근 여자가 해야하고 그런 거 같아요. 남녀 성비를 억지로 맞추는 거는 참 이해가 안 되는데 국민 대다수는 남녀 화합해 잘 살고 있는데 정치인들이 남녀갈등 조장하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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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2021.12.01 22:3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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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니모미 2021.12.02 12:27 신고

    교대 근무에 업무특성상.. 육아돌보고 일하시기 쉽지않지요
    아내분은 공부에만 집중해도모자라는데
    집안.육아까지 스트레스받으실거고...
    서로 지혜롭게 잘 풀어나가시길~
    친정엄마 도움 타이밍이긴 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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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eborah 2021.12.02 14:42 신고

    요즘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이 다 달라서요. 진정한 페니미니즘에 도달한 사람을 주변에서 별로 보기 힘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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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간토깽이 2021.12.02 19:43 신고

    블로그 하는 동기는 다를수도 있는데 또 어찌보면 비슷한 부분들이 많은거 같아요. 요즘 쿠선생님의 글을 자주 볼 수 있어서 좋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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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덕01 2021.12.03 11:19 신고

    사람 하는 생각이 다 비슷한 거 같네요.
    저도 아직은 저 혼자 벌어서 버티고는 있는데 요즘 부쩍 힘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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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짬뽕 2021.12.04 14:43 신고

    육아와 회사일을 병행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더라고요.
    지금 돌아보면, 그 시기를 어떻게 지나왔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세 살, 네 살 연년생이면 정말 정신없으시겠어요.
    그런데 왠지 쿠선생 님도, 사모님도 두 분이 함께 지혜롭게 잘 헤쳐나가실 것 같은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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